연구배경 : 노인들은 만성질환의 유병률이 높고 질병의 특성상 비가역적인 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만성질환이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정도를 평가하고, 그 경로를 밝히는 것은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전제 조건이 될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지역사회 노인들의 만성질환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연구는 매우 미흡한 수준으로 대부분 병원 중심의 특정 질환자에 국한되어 왔다. 이에 저자는 도시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만성질환과 건강관련 삶의 질과의 관련성을 주요 질환별로 평가하고, 특정 만성질환이 삶의 질 각 영역과 관련된 정도를 평가하고자 한다. 방법 : 1997년 5월부터 9월까지 광주광역시 동구 전체 22개 동과 북구의 2개동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600명을 표본 추출하여 578명을 면접 조사하였다. 설문내용은 인구학적 변수, 만성질환 목록표, 건강관련 삶의 질 측정도구인 COOP Charts 등으로 구성하였다. 자료가 불충분한 10명을 제외한 568명을 최종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결과 : 분석 결과 만성질환과 건강관련 삶의 질은 다음과 같은 관계를 보였다. 1) 전체적으로 볼 때 COOP Charts의 여러 영역 중 인지된 건강상태 영역이 만성 상병상태와 관련성이 가장 높았던 반면 사회활동 영역은 만성상병 상태와 관련성이 가장 작았다. 2) 뇌졸중은 COOP Charts의 모든 영역과 유의한 관련성을 보였고, 요통 및 관절질환은 한 개 영역을 제외한 모든 영역과 유의한 관련성을 보였다. 특히 뇌졸중의 경우 관련의 정도가 다른 질환들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3) 편두통 및 만성두통, 위십이지장 질환, 심장 질환 등은 공통적으로 인지된 건강상태, 신체동통 영역과 유의한 관련성을 보였으며, 이외에 한 두 개 영역과 유의한 관련성을 보였다. 4) 고혈압, 당뇨병 등은 인지된 건강상태 영역과 유의한 관련성을 보였고, 천식 및 만성 기관지염은 어떤 영역과도 관련성이 없었다. 결론 : 전체적으로 볼 때 건강관련 삶의 질은 요통 및 관절질환, 뇌졸중 등과 같이 신체 거동(physical mobility)에 관련된 질환과 높은 관련성을 보였으며, 편두통 및 만성두통, 위십이지장 질환 등과 같이 통증을 동반하는 질환과도 관련성을 갖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결과는 만성질환의 유병률이 높은 노인층의 기능 향상을 위해서는 질환자의 신체 거동과 통증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